이 봄, 다시 부르는 이 름 - 드라마 ‘오월의 청춘’

어느새 방영된 지 4년이 지났지만, 해마다 5월이 되면 이 드라 마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다시 보게 됩니다. 홈페이지에 나온 프로그램 소개는 짧고 간결합니다.
"1980년 봄 광주, 다가올 역사의 소용돌이를 알지 못한 채 저 마다의 운명을 향해 뜨겁게 달려가는 청춘들의 휴먼 멜로 드라마.“
짧은 두 줄의 소개 속에서 우리는 ‘광주, 역사의 소용돌이, 청 춘 그리고 사랑’이라는 키워드를 읽어냅니다.
다시 떠올려도 여전히 가슴이 먹먹해지는 희태와 영희의 기도문과 편지가 이 드라마의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 희태의 기도문 주님.
우리 앞에 어떤 시련이 닥치더라도
어렵게 맞잡은 이 두 손 놓지 않고 함께 이겨낼 수 있기를...
무엇보다 더 힘든 시련은 명희씨 말고 저에게 주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 명희의 기도문 주님.
예기치 못하게 우리가 서로의 손을 놓치게 되더라도
그 슬픔에 남은 이의 삶이 잠기지 않게 하소서.
혼자 되어 흘린 눈물이 목 밑까지 차올라도,
거기에 가라앉지 않고 계속해서 삶을 헤엄쳐 나아갈 힘과 용기를 주소서.
그리고 다음은 마지막 희태의 나레이션에 나온 편지글입니다.
희태의 마지막 편지 (2021년 오월)
어김없이 오월이 왔습니다.
올해는 명희씨를 잃고 맞은 마흔한 번째 오월이에요.
그간의 제 삶은 마치 밀물에서 치는 헤엄 같았습니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그냥 빠져 죽어보려고도 해봤지만...
정신을 차려보면 또다시 그 오 월로 나를 돌려보내는 그 밀물이 어찌나 야속하고 원망스럽던 지요.
나는 그해 오월 광주로 내려가길 택했고, 온마음을 다해 당신을 사랑하기로 마음먹었으며,
좀 더 힘든 시련은 당신이 아닌 내게 달라 매일같이 기도했습니다.
그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내가 죽고 당신이 살았더라면...
내가 겪은 밀물을 고스란히 당 신이 겪었겠지요. 남은 자의 삶을.
그리하여 이제 와 깨닫습니다.
지나온 나의 날들은 내 기도에 대한 응답이었음을.
41년간의 그 지독한 시간들이... 오롯이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이었음을.
내게 주어진 나머지 삶은 당 신의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살아보려 합니다.
거센 밀물이 또 나를 그 오월로 돌려보내더라도... 이곳엔 이제 명희씨가 있으니...
다시 만날 그날까지 열심히 헤엄쳐 볼게요.
다시 돌아온 이 봄, 드라마『오월의 청춘』을 다시 한번 꺼내어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