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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떠나는 시간, 일상 너머의 대화를 열다— 수연님의 여행 이야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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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떠나는 시간, 일상 너머의 대화를 열다— 수연님의 여행 이야기

이번 프롤로그호 인터뷰에서는 특별한 여행 이야기를 들려줄 수연님을 모셨습니다.
수연님은 남편, 딸, 아들과 둘만이 함께 하는 여행의 시간을 특히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딸과 함께 발리로 요가 여행을 다녀왔는데요.
그녀는 함께 떠나는 여행이 여가를 넘어 평소 나누지 못했던 깊은 대화를 주고받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치기 쉬운 마음의 이야기들.
수연님은 둘만의 여행을 통해 서로를 다시 알아가고, 이해의 폭을 넓혀 가는 중입니다.
그 따뜻한 여정을 지금부터 함께 들어봅니다

1. 둘이서 여행을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으셨나요?

아이들이 어릴 땐 남편이 워낙 바빠서, 제가 혼자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을 다녔어요.
그런데 큰아이와 작은아이가 성향도 워낙 다르고 나이 차이도 있다 보니 늘 한쪽에 맞춰야 했고...
한 명에게 집중해 여행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첫째가 대학에 입학한 해 처음으로 둘이 런던 여행을 떠났어요.
뮤지컬을 좋아하는 딸을 위해 정한 곳이었고, 오롯이 딸에게 맞춰 일정을 짜니 훨씬 더 깊이 있는 시간이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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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함께 떠나는 이에 따라 여행의 분위기나 의미도 달라질 것 같은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을 하나만 고르긴 어렵지만.. 아들과 여 행을 자주해서 그런지 함께한 장면들이 많이 떠오르네요. 둘 이 감성이 비슷해서 그런지 같은 풍경을 보며 같은 감정을 느 끼는 순간이 많았고, 섬세한 아들은 분위기에 어울리는 음악을 틀어주기도 해서 그때마다 전율이 일 정도로 감동을 받곤 했어 요. 딸과는 주로 진지한 대화를 많이 나눴어요. 철학을 전공한 딸은 때론 제가 당황할 정도로 저를 분석해 이야기해주곤 하는 데, 그 안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배움도 있었죠. 물론 살 짝 기분이 나쁠 때도 있었지만요. 남편과의 여행은 말로 표현 하기 어려운 안정감과 든든함을 많이 느껴요. 작년에 남편과 단둘이 다녔을 때, 그 편안함이 아이들과 함께일 땐 미처 느끼지 못한 감정이란 걸 깨달았어요.

3. 최근 딸과 다녀온 요가 여 행은 어떤 점에서 특별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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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딸과 처음 간 런던 여행은 입시 직후라 서로 지쳐 있 어서 자주 부딪히고 감정도 예민했죠. 그런데 이번 발리 여행 은 그때와는 많이 달랐어요. 서로 조금씩 성숙해졌고, 무엇보 다 요가와 명상을 통해 몸과 마음을 쉬게 할 수 있는 시간이었 어요. 한국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조용히 내 몸 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 참 특별했어요. 복잡한 일상에서 벗 어나 깊은 평화를 느낄 수 있었죠.

4. 앞으로도 이어가고 싶은 여행의 모습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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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방식은 없어요. 그때그때 주어진 상황 속에서 자연스럽 게 함께 떠났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요.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사람과 문화, 언어를 접할 때 내 감각들이 더 깨어나는 느낌이 들거든요. 요즘은 대자연 속에서 작아지는 나를 느끼며, 더 겸 손해지고 자연의 섭리에 귀 기울이게 돼요. 앞으로도 여행을 통해 성장하는 그런 삶을 이어가고 싶어요.